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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다이어트, 그 우울한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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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856회 작성일 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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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다이어트, 그 우울한 그늘 노출의 계절.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만큼 체중조절도 이에 비례한다. 그러 나 문제는 상식을 넘어서는 무리한 다이어트. 오히려 몸과 마음에 커다 란 상처를 남긴다. 심지어 손가락을 넣어 토하거나 하제.이뇨제를 남발하 기도 한다. 빗나간 다이어트가 남긴 비극이다.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왜 곡된 사회분위기도 문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여학생 3 명 중 1명이 다이어트를 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학 에 "다이어트학과"가 개설될 정도로 다이어트 인구가 늘고 있다. 이런 분 위기를 타고 다이어트산업도 크게 번창하고 있다. #"날씬" 수준 넘어 "젓가락" 수준 세계적인 스타 마돈나도 18살 무렵에는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거식증 환자였다. 그저 할리우드 스타들에서나 볼 수 있을 뿐이었던 거식증 등 식이장애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이 되고 있다. 식이장애는 지나친 체중 감소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되며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한다. 특히 청소년들의 성장발달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현재 국내 10.20대 여성의 0.7∼0.8%가 식이장애를 앓고 있으며, 10% 정도가 식이장애에 걸릴 수 있는 고위험군인 것으로 추산된다. 식이장애는 마르고 싶은 욕망과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먹는 것을 아예 거부하거나 먹은 음식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려는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 과도한 다이어트 후유증으로 인한 식이장애는 신경성 식욕부진증과 신경성 대식증이 대표적이다.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은 식사를 거부한다는 의미에서 일명 거식증이라고도 한다. 병명만으로는 식욕이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식욕은 정상적이면서 다이어트를 위해 병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들은 주위 사람들이 걱정을 할 정도로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체중 증가나 비만에 대한 극단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음식을 거부하거나 아주 조금만 먹는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음식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먹거나 항상 칼로리 계산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먹으라고 준 음식을 구석에 감춰두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정상 체중의 30∼40%까지 감량되는데, 이쯤 되면 신체 적 건강이 매우 위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여성의 경우 다이어트를 하다가 무월경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이 병을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다이어트 권하는 사회, 자기 결벽증도 원인 누구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외모를 통해 인정을 받고 자신감을 얻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보석을 연마하듯 자신을 갈고 닦는 부단한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단시간 내에 목적을 이루려는 성급한 마음에 있다. 또한 외모 지상주의와 상업주의에 의해 여성들에게 은연중에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사회분위기도 큰 문제다. 식이장애는 외모와 체형에 가장 민감한 10.20대 여성들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최근 복지부 조사에 의하면 10대 여학생 대부분이 마른 체형을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정상체중을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등 실제 체중과 비만도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갖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개 식이장애 환자들은 겉보기에는 완벽주의자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 면 자신감이 결여되고 우울증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을지대학병원 정신과 정범석 교수는 ""식이장애 환자들은 자신에 대한 기대수준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그 기준에 못미치게 되면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자아 존중감 또한 심하게 손상된다""며 ""주변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서 천사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것도 특성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심해지면 무기력감과 열등감에 휩싸이고 대인관계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합병증으로 몸도 마음도 함께 병들어 신경성 식욕부진증의 경우 극단적인 체중 감소 자체가 생명을 위협할 수 도 있다. 이러한 심한 체중 감소 및 식사 제한으로 인한 탈모증, 체온저하, 피부건조증, 그리고 전해질의 불균형이 불러올 수 있는 신장 및 심장 기능 장애 등의 내과적 합병증이 동반된다. 신경성 대식증은 반복되는 구토로 인해 위와 식도가 손상되며 잇몸이 상 하고 치아의 에나멜이 부식되어 충치에 쉽게 노출된다. 혈관이 붓는가 하면 침샘이 비대해져 다람쥐처럼 뺨이 볼록해지기도 한다. 심한 식사 제한은 심리적인 면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우울증은 여러가지 식이장애에 동반되어 나타나는데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특정한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불안, 몸매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것에 대한 불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 등이 불안.강박장애로 이어지며 더 심한 경우에는 사회공포증, 대인관계 공포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올바른 다이어트 어떻게? 체중계 치우고 식생활일기 써라 식이장애 환자들은 스스로를 환자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주위의 도움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은 더욱 어려우므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인지행동요법, 개인정신요법, 가족치료 및 교육, 대인관계 치료, 영양관리 및 교육 등을 병행해서 다원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선 식사행동의 장애뿐만 아니라 이러한 증상을 일으키는 마음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자존심이 떨어진 것, 기분의 변화가 심해지거나 불안.우울 등의 정서상태,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을 개인 면담을 통해 풀어나간다. 항우울제 복용 등 약물요법도 효과적이다. 이외에 심리극, 음악, 미술요법을 통해 심리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대인관계 능력과 사회성 발달을 도모할 수도 있다. 또한 가족들은 환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치료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환자를 대할 때 비판하거나 나무라지 말고 자신의 심리적 상태와 행동에 대해 털어놓을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 다. 치료에 흥미를 갖게 하고 폭식과 구토행동의 의학적 결과에 대해 이 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일 3회 식사와 3회 간식을 실천하면서 식생활일기를 쓰고 체중은 1주일 에 한번만 잰다. 음식섭취는 갑자기 정상적인 식사로 바꾸려 할 것이 아 니라 서서히 바꿔가는 게 좋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무조건 적게 먹 음으로써 다이어트를 하려는 시도들은 생각보다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 라고 경고한다. 적게 먹을 경우 신체내 대사작용이 느려져서 그만큼 소비 되는 에너지도 적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끼니 사이의 간격이 길어지면 신체는 기아상태를 예상해서 섭취된 에너지를 지방으로 축적한다. 을지의대 가정의학과 김용철 교수도 ""비만의 원인은 개인에 따라 매우 다 양하고 복잡하다. 때문에 다이어트 방법도 성별, 연령, 건강상태, 체질, 체형, 라이프스타일 등 자신의 특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규 기자 [경향신문] 2003-05-16 () 33면 3378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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