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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독으로 몸부림친 밤의 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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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663회 작성일 04-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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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러햄 링컨, 루트비히 판 베토벤, 빈센트반 고흐, 프리드리히 니체, 아돌프 히틀러….

18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살았던 이들의 이름에서 공통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미국의 사학자 데버러 헤이든은 최고의 지도자, 천재적 예술인, 신의 예언자 등으로일컬어졌던 이들은 매독이라는 질병으로 불멸을 얻은 ""파우스트의 자식들""이라고 말한다.

그의 저서 ""매독""(길산刊)은 유명인사 14명의 발자취를 통해 매독이 얼마나 무섭고 복잡다단한 병인지를 들려준다. 매독은 콜롬부스 항해 이후 500년 동안 유럽을강타하며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저자는 창세기 이후 최대의 재앙이 매독이었다고말한다.

매독은 신분과 지위, 빈부를 가리지 않았다. 희생자들은 한 번의 실수로 영원한""밤의 신사""로 숨어 살면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기다리고 있는 것은 파멸 뿐. 이책은 매독에 희생된 명사들의 사례를 통해 한 순간의 쾌락이 얼마나 큰 고통을 수반하는가를 들려준다.

""신은 죽었다""고 외쳤던 니체는 스위스 바젤에 도착한 뒤 정신착란을 동반한 전신마비 증세를 보였는데, 병원 진료기록서는 그가 매독에 감염돼 있다고 밝힌다. 소설가 슈테판 츠바이크는 이런 니체를 두고 ""끔찍한 종말을 몰고 오는 맹독성 세균을 한 줄기 빛으로 잘못 인식한 자""라고 질타했다.

음악가 로베르트 슈만 역시 매독 진단을 받고 비소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링컨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링컨은 네 아들을 두었으나 그중 셋이 매독에 감염돼 요절했다. 히틀러는 ""매독과의 투쟁은 민족의 과업이라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고 역설했는데, 이는 바로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했다.

고흐는 매춘부와 관계한 뒤 병을 얻었으나 그 매춘부와 딸을 극진히 보살폈을만큼 인간적이었다. 그는 사회적으로 외면당하더라도 매춘부와 결혼할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 책은 매독의 어두운 면에 그치지 않는다. 매독이 오히려 감염자에게 잠재 에너지를 제공해 불후의 명작을 남기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 드 모파상은 ""위풍당당한 매독, 순수하고 우아한 매독…. 나는 매독에 걸렸다. 그것도 진짜 매독이다""라고 당당하게 매독 환자임을 밝히며 창작에 정열을 쏟았다.

페니실린이 나오기까지 매독은 세계를 휩쓴 질병이었다. 유럽 인구의 15%가 죽음으로 내몰렸을 정도이니 그 피해를 상상하기가 어렵지 않다. 매독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죽음의 광풍으로 몰아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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